작가 : 리니

출판사 : 더퀘스트

출간일 : 2025.01.03

도서 유형 : 전자책

읽은 기간 : 2025.01.23 ~ 2025.01.24

작성일 : 2025.03.03

최종 수정일 : 2025.03.03

 

 

 

 

 

 

 

잘 꾸민 다이어리는 없지만

나는 무엇이든 꾸미는 일에는 소질이 없다. 손재주가 없는 사람은 아닌데, 손재주랑 센스랑은 조금 다른 영역인 모양이다. 학창시절에는 다꾸라는 것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 유행이 돌고 돌아 다꾸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다꾸라는 것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오히려 최근에는 가지고 있던 다꾸템들을 걍 다 처분하고, 펜도 3색펜만 남아있는 수준ㅋ]

 

그래서 어디에 내놓을 예쁘게 꾸민 다이어리는 없지만, 그래도 내 다이어리 어디다 내보이면 '우와-!' 소리 들을 자신은 있는 건, 거의 20년째 매년 쓰고 있는 다이어리의 탑 아닐까. [매일매일 꽉꽉 채워서 부지런떨면서 잘 썼다고는 말 안했다^^;]

 

부지런하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는 업적(?)이지만, 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다 내다버린다고 해도 전혀 아쉽지는 않을 것 같은 기록이기는 하다(???). 실제로 모종의 이유로 약 10년치가 되찾아올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데, 헐, 그렇네? 하는 정도의 심정이니...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다이어리는 물론이고 노트필기, 오답노트 등등으로 꽤 다양한 노트들이 나를 거쳐갔고, 그것만으로 나 역시 '필기(기록)' 덕후라고 할만하지 않나 하는 것이다.

 

 

무심코 다이어리 앞 장부터 펼쳐보다가 깨달았습니다. 기록은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그 기록을 돌아보는 일은 게을리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당시 저는 매일 노트의 빈칸을 빼곡하게 채울 만큼 부지런히 기록하고 있었거든요. 할 일, 한 일, 감사한 일, 아이디어, 식단, 날씨, 만난 사람, 기분과 감정까지 다 썼어요. 네, 맞아요. 저는 말 그대로 노트를 채우는 행위에 취해 있었어요. 그 기록들이 제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돌아보진 않았던 거예요.
- 리니, <기록이라는 세계>

 

 

이젠 나를 기준으로 세우는 법을 알고 있다

누군가가 예쁘게 꾸며놓은, 혹은 아기자기한 글씨체로 가득 채워놓은 공책을 보면, 나도 저런 노트를 만들고 싶은 기록욕구가 쏟아난다. 아마 기록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각종 기록법과 다꾸기법, 불렛저널, 바인더 등등을 거쳐온 경험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마도 버렸거나 아직 버리지 못하고 앞장만 쓰이고 길을 잃어버린 노트가 최소한 책꽂이 한 칸은 잔뜩 채웠을 것이다. [어휴... 표지에 매직으로 제목이라도 붙이지 말 걸... 하는 후회와 함께ㅋㅋ]

 

그렇지만 이렇게 지나온 시행착오들이 쌓여 이제 나는 나에게 맞는 노트법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기준이 생겼다. 타인의 노트를 보면서 '좋은데?'하더라도 저것이 나에게는 그저 스트레스만 되고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필기법이라던가. 같은 내용, 같은 목적으로 가더라도 나에게 좀더 맞는 매체와 구성법이 무엇인지 바로 보인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시도했고, 지속하고 있는 다양한 기록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 기록을 하게 된 이유, 그 기록이 가져온 변화와 장점 등의 소개 뒤에는 꼭 현재 저자한 어떠한 방법으로 기록을 구성하고 써나가고 있는지를 첨부해두었다. 따로 노트를 마련한 기록도 있고, 불렛저널에 한번에 적어놓은 기록도 있고, 또 어떤 기록들은 조금 특별한 구성을 가진 노트를 일부러 준비해서 적기도 한다.

 

아마 저자 역시 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이 방법에 정착한 것이리라. 이 책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록'을 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힐 것이다.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저자가 소개한 '방법'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고, 저자의 노트와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고.

 

더 나아가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기

우리가 기록을 하는 이유는 타인에게 예쁜 내 노트를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것을 도구로 해서 조금더 나은 내일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록법이 나에게 맞지 않고 노트를 쓰는 시간이 스트레스와 부담이 될 뿐이라면, 그리고 노트를 덮고나면 사라지는 시간일 뿐이라면 일부러 시간과 공을 들여서 하루를 기록하는 이유가 없지 않을까.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다양한 기록의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노트를 사러 문구점으로 달려가지 않았다. 새로운 노트를 늘리는 것이 분명히 나에게는 돈낭비가 될 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기록을 하지 않는다는 말일까. 아니, 사진이 필요한 포토로그는 내 성향에 맞지 않다. 여행 기록이나 클래식 음악 노트, 셀프 탐구 일지와 같은 마치 앨범처럼 두고두고 봐야할 것은 손글씨로 쓰는 것보다 온라인에 기록하는 것이 가독성이나 접근성 측면에서 좋다. 트래커는 2년 정도 시도를 해봤지만, 나에게는 유의미한 자극이 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리뷰의 시간을 갖기 애매해 오히려 좌절감만 가중시켰다. 생각이 자꾸 다른 곳으로 튀는 나에게 필사는 마음이 편해지는 시간이 아닌 고역일 뿐이다.

 

이런 스스로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나는 이 책에서 얻은 25가지 아이디어 중 딱 한가지만 저자의 방법으로 적용하고 나머지는 취사선택을 해서 이미 하고 있던 내 기록방법에 자연스럽게 스미도록 시도하고 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싫어하는 것도 다르다. 각자 어울리는 옷이 다르듯 노트법도 모두에게 꼭 맞는 정답은 없다. 이것저것 시도해보면 좋겠다. 틀리면 지우거나 찟어버리면 되고, 나에게 맞지 않는 방법이라면 과감하게 바꾸거나 아예 빼버려도 괜찮다. 그러다보면 각자의 노트는 세상에서 유일한 한 권의 노트가 되어있을 것이고, 분명 내일의 당신은 오늘보다 더 나아져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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