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가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로봇과 인공지능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했다. AI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들이 침범할 수 없으리라고 호언장담한 '예술(창작)'과 '심리상담'의 영역에서도 AI들은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었고, 이젠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져가고 있다.

 

가끔 소름끼치는 영상을 마주친다. AI들이 서로 그들만의 언어로 대화하며 인간의 명령어를 수행하는 것. 도덕성을 배제한 채 철저하게 효율적인 명령의 수행을 위해서만 판단하고 행동하는 로봇들의 모습.

 

딱히 로봇들과 인간의 공생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 피차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면서 같이 살아간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나쁜 건 아니니까. 하지만 나는 과학과 기술을 공부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신뢰하진 않는다. 결국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대량의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의 욕심에 의해서 이뤄지며, 그 "욕심"이라는 것이 반드시 "선"을 따르지는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악"인 경우가 더 많다. 과연 지금 이 발전의 뒷편에는 인류에게 어떤 악행을 하려는 누군가의 욕망이 담겨있는 걸까.

 

내 머리 말고, 이제 chatgpt 머리 쓰세요!

 

스팸메일함을 정리하다가 순간 머리가 띵해지는 메일제목을 발견했다. 요즘 AI들을 활용해서 손 쉽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강의를 판매하는 문구에 따르면 돈을 번다고 한다.)

 

우리는 생각한다. AI의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를 일부 앗아간 것도 맞지만, 우리는 그들을 "이용"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어쨋든 우리는 그들을 만들어낸 창조자이고, AI란 그저 인간의 편리를 위한 도구일 뿐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먼 인류의 역사에서 식민지의 시작은 그들의 언어를 빼앗고, 문화를 파괴하고 그들이 배우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것이었다. 권력자가 좋아하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원하는대로 따르는 일반인이다.

 

AI들은 꾸준히 학습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 인간들이 나서서 인공지능의 학습을 장려하고 있다. 그리고 역으로 인간들은 인공지능들이 다 해주기 때문에 더 이상 학습을 할 필요도 생각을 할 필요도 상실해하고 있다. 내 머리말고 챗GPT의 머리를 써라는 광고 문구가 그저 솔깃하게 들린다면 이미 그러한 새로운 지배체계에 익숙해져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애초에 우리가 원했던대로 그들을 '지배'하는 권력자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그들만큼이나 우리도 부지런히 학습하고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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